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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정치·시사·조회

스마트폰이 먹통이 되어도 그러려니 한다.

"원래 그런가 보다." 라고 체념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 | 스마트폰이 먹통이 되어도 그러려니 한다 요즘 가끔 내 스마트폰이 먹통이 될 때가 많다. 갑자기 화면이 멈추기도 하고, 통신이 이상해지기도 하고, 이유를 알 수 없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예전 같았으면 원인을 찾으려고 했을 것이다. 기기 문제인가. 통신사 문제인가. 소프트웨어 문제인가. 그런데 요즘은 그냥 그러려니 한다. 이상하게도 별로 놀랍지가 않

스마트폰이 먹통이 되어도 그러려니 한다

요즘 가끔 내 스마트폰이 먹통이 될 때가 많다.

갑자기 화면이 멈추기도 하고, 통신이 이상해지기도 하고, 이유를 알 수 없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예전 같았으면 원인을 찾으려고 했을 것이다.

기기 문제인가.

통신사 문제인가.

소프트웨어 문제인가.

그런데 요즘은 그냥 그러려니 한다.

이상하게도 별로 놀랍지가 않다.

어쩌면 나는 오래전부터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한 가지를 학습해버 린 것인지도 모른다.

내 안전은 결국 내가 챙겨야 한다는 것.

한국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한 나라다.

산업화했고, 민주화했고,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었고, 인터넷과 통신 인프라도 세계 최고 수준까지 올라왔다.

그런데 시스템의 화려함과 개인이 느끼는 안전감은 반드시 같은 속도로 발전 하지는 않는다.

개인정보가 유출되어도, 서비스가 장애를 일으켜도, 어딘가에서 사고가 발생해도, 우리는 종종 비슷한 말을 듣는다.

원인을 조사하겠다.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

책임자를 확인하겠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사람들도 적응한다.

중요한 자료는 알아서 백업하고, 비밀번호도 알아서 관리하고, 금융사기에도 알아서 조심하고, 재난 상황에서도 알아서 정보를 찾아보고, 내 권리 역시 내가 공부해서 지켜야 한다.

국가와 사회의 시스템이 개인을 완벽하게 보호해줄 것이라는 기대보다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내가 살아남을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감각이 더 강하다.

물론 어떤 국가도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모든 위험을 제거해줄 수는 없다.

완벽한 안전은 존재하지 않는다.

문제는 완벽하냐 아니냐가 아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개인이

•그래도 시스템이 나를 보호할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뭐, 원래 이런 거지 라고 생각하는가다.

나는 후자에 조금씩 익숙해진 것 같다.

그래서 스마트폰이 잠깐 먹통이 되어도 그러려니 한다.

별일 아닐 수도 있다.

그냥 오래된 기기의 문제일 수도 있고, 소프트웨어 오류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순간 내가 별다른 놀라움조차 느끼지 않는다는 사실이 오히려 재미있다.

신뢰라는 것은 거대한 구호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내 휴대전화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내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관리되고, 사고가 나면 제대로 조사되고, 문제가 생기면 책임지는 사람이 있고, 그런 아주 작고 평범한 경험들이 수십 년 동안 쌓이면서 만들어진다.

반대로 불신 역시 그렇게 만들어진다.

아주 작은 체념들이 반복되면서.

"그럴 수도 있지:.

"원래 그런 거지.

"내가 조심해야지!

이 문장들이 사회 전체에 지나치게 익숙해지는 순간,

국가는 존재하지만 사람들은 국가를 기대하지 않게 된다.

나는 국가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기를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개인은 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판단하고, 준비하고,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다만 개인이 강해야 한다는 것과 국가의 책임이 약해도 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좋은 사회는 국민을 의존적으로 만드는 사회가 아니다.

국민이 스스로 설 수 있으면서도, 정말 필요한 순간에는 시스템이 뒤에 있다는 확신을 주는 사회다.

그 확신이 안전보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건 거창한 말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어느 날 스마트폰이 이유 없이 먹통이 되었을 때, 그것을 이상하게 여길 수 있는 사회.

"원래 그런가 보다." 라고 체념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

어쩌면 안전한 나라라는 것은 그런 아주 사소한 감각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인 지도 모르겠다.

한국은 통신강국이 아니라,

맛좋은 스프가 된지 오래다.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

정책과 책임자부터.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은 다르다.

방송과 통신은 애초에 별개가 된지 오래다.

이걸 하나로 관리한다는게 이해가 안된다.

정보통신은 전 부처 상위 항목이다.

NSA 가 괜히 있는가

정보통신은 국민안보와 생명안전과 밀접하다.

AI 시대라면, 정보통신없는 경제 역시 상상조차 불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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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브런치 · 2026년 8월 11일에 처음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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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 Lee의 청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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