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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하나 더 먹으려고

Herb Cohen의 《You Can Negotiate Anything》 | 떡 하나 더 먹으려고 - Herb Cohen의 《You Can Negotiate Anything》처음에는 정말 떡 하나를 더 먹으려고 했을 뿐이다. 거창한 목적은 없었다. 세상을 바꾸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거대한 사업을 만들겠다는 생각도 없었다. 그냥 눈앞에 있는 떡 하나가 더 먹고 싶어서 “하나만 더 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물어본 것이 시작이었다.

떡 하나 더 먹으려고

- Herb Cohen의 《You Can Negotiate Anything》

처음에는 정말 떡 하나를 더 먹으려고 했을 뿐이다. 거창한 목적은 없었다. 세상을 바꾸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거대한 사업을 만들겠다는 생각도 없었다. 그냥 눈앞에 있는 떡 하나가 더 먹고 싶어서 “하나만 더 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물어본 것이 시작이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어떤 질문은 답을 얻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답을 얻으려고 파고들수록 질문 자체의 크기를 바꾼다는 것이다. 떡 하나를 더 달라고 말하는 순간에는 문제의 대상이 떡 하나였지만, 왜 내가 그것을 받아야 하는지, 왜 상대방은 주지 않는지, 누가 실제로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지, 상대방에게 떡 하나를 더 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내가 가진 대안은 무엇인지, 상대방은 내가 얼마나 그것을 원하는지 알고 있는지, 시간이 누구 편인지까지 생각하기 시작하면 문제는 더 이상 떡 하나의 문제가 아니게 된다.

Herb Cohen의 《You Can Negotiate Anything》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Cohen은 협상을 특별한 사람들이 특별한 장소에서 수행하는 전문적인 행위로 한정하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일상적인 상황 자체를 협상의 영역으로 확장한다. 그리고 그가 협상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핵심 요소가 Power, Time, Information이다. 누가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지고 있는지, 누가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 누가 시간의 압박을 받고 있는지에 따라 동일한 거래의 힘의 균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협상력은 단순히 내가 얼마나 강한 사람인가에 의해 결정되는 고정된 속성이 아니라, 특정한 관계와 상황 속에서 내가 어떤 위치에 놓여 있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조건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Cohen의 책을 읽다가 감사의 글에 도착하면 묘한 장면을 만나게 된다. 그는 자신의 발전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직접 열거하는데, 그 목록에는 일반적인 협상 전문가만 있는 것이 아니다. Robert E. Alberts, Saul D. Alinsky, Renee Blumenthal, Harlan Cleveland, Michael Di Nunzio, Viktor E. Frankl, Jay Haley, Eric Hoffer, Eugene E. Jennings, George F. Kennan, Marya Mannes, Norman Podhoretz, Bill Rosen, Bertrand Russell, Arthur Sabath, Francis Albert Sinatra, Esther Greenspun 등이 등장한다. Cohen은 이들이 자신의 발전에 흔적을 남겼다는 취지로 감사하면서도, 자신의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에 대한 책임까지 이들에게 돌리지 않는다. 따라서 이 명단을 “Cohen의 이론은 이 사람들의 이론을 그대로 합쳐서 만들어졌다”고 읽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다. 오히려 이 명단은 Cohen이라는 사람이 인간을 바라보는 과정에서 얼마나 서로 다른 영역의 사람들과 사상에 노출되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그렇게 읽으면 떡 하나의 문제가 갑자기 흥미로워진다. Bertrand Russell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질문해야 할 것은 “떡을 어떻게 얻을까?”가 아니라 “누가 무엇을 결정할 수 있는가?”가 된다. Russell은 철학과 논리학뿐 아니라 권력과 사회의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Power: A New Social Analysis》에서는 권력을 인간과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적인 힘으로 분석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떡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떡을 주지 않는다는 단순한 장면에도 이미 권력관계가 존재한다. 나는 떡을 원하고 상대방은 떡을 가지고 있으며, 상대방이 주지 않는다면 나는 상대방에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이 가진 떡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지, 내가 다른 떡을 구할 수 있는지, 상대방이 나를 계속 고객으로 필요로 하는지, 내가 다른 선택지를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그 관계의 힘은 달라진다. 결국 떡이라는 물건 자체가 힘을 갖는 것이 아니라, 떡을 둘러싼 의존관계가 힘을 만든다.

Saul Alinsky를 통과하면 이 관계는 개인 대 개인의 문제에서 조직된 힘의 문제로 확장된다. Alinsky는 사회운동과 지역사회 조직화에서 개인이 혼자 가지고 있는 힘보다 사람들이 조직되었을 때 만들어지는 힘을 중요하게 다루었다. 그의 《Rules for Radicals》는 권력이 단순히 물리적으로 가지고 있는 자원의 양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사람들이 그것을 어떻게 인식하고 사용하는가와도 관련된다는 문제를 다룬다. 그러면 떡 하나를 더 달라는 사람도 자신의 위치를 다르게 볼 수 있다. 혼자서는 떡집 주인에게 부탁해야 하는 손님일 뿐이지만, 같은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움직이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떡의 양이 아니라 선택지의 구조다. 상대가 내가 떠날 수 없다고 믿는 것과 내가 실제로 다른 선택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며, 협상에서 상대가 나를 어떻게 인식하는 것 역시 현실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

Viktor Frankl을 통과하면 이번에는 떡의 물리적 가치가 아니라 인간이 그 떡에 부여하는 의미가 보인다. Frankl은 인간의 경험을 단순히 외부 환경의 결과로만 보지 않았고, 사람이 자신의 상황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와 자신의 태도를 어떻게 선택하는가를 중요하게 다루었다. 그렇다면 똑같은 떡 하나도 사람마다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배가 고픈 사람에게 떡은 음식일 수 있지만, 어린아이에게는 보상일 수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공정하게 대우받고 있는지 확인하는 상징일 수 있으며, 또 다른 사람에게는 자신이 무시당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는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협상에서 표면적인 요구만 읽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떡 하나 더 주세요”라는 말이 실제로 요구하는 것이 떡인지, 인정인지, 공정성인지, 존중인지, 관계의 확인인지에 따라 같은 말에 대한 해결책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Jay Haley의 관점에서는 이제 사람의 내면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두 사람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으며 그 관계 안에서 어떤 행동이 반복되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 내가 요구하고 상대가 거절하고, 내가 더 강하게 요구하고 상대가 더 강하게 방어하고, 그 방어 때문에 내가 다시 더 강하게 요구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문제는 더 이상 어느 한쪽의 성격이나 의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두 사람의 행동이 서로의 다음 행동을 만들어내는 상호작용의 패턴 자체가 하나의 시스템이 된다. 그렇다면 협상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를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패턴 안에 들어가 있는지를 발견하고 그 패턴을 바꾸는 것이다.

Eric Hoffer를 보면 인간의 행동을 경제적 이해관계만으로 설명하는 것도 부족해진다. 사람은 자신의 물질적 이익뿐 아니라 소속, 정체성, 신념, 자존감과 의미를 위해서도 행동한다. 따라서 떡 하나를 더 주는 것이 경제적으로 거의 아무런 손해가 없는데도 상대방이 그것을 끝까지 거부할 수 있다. 상대방에게 중요한 것은 떡의 가격이 아니라 원칙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내가 떡을 하나 더 원하는 이유 역시 실제 필요가 아니라 인정받고 싶은 욕구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는 협상의 핵심 질문이 “얼마를 줄 것인가?”에서 “무엇이 이 사람에게 가치가 있는가?”로 이동한다.

George Kennan에 이르면 시선은 개인의 심리와 관계를 넘어 구조와 장기전략으로 이동한다. Kennan은 냉전 초기 미국의 대소련 전략과 봉쇄정책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외교전략가였으며, 그의 사고는 상대의 행동을 매 순간 정면으로 압박하는 것만이 전략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상대가 움직이는 환경과 조건을 이해하고 그 환경 자체를 바꾸면 상대가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이것을 떡의 문제에 적용하면 질문은 “떡 하나를 더 달라고 어떻게 설득할까?”에서 “떡을 주는 것이 상대에게도 이익이 되는 상황을 어떻게 만들까?”로 바뀐다. 더 나아가 “왜 내가 계속 이 사람에게 떡을 받아야 하는가?”라는 질문까지 가면 협상은 거래가 아니라 구조 설계의 문제가 된다.

Harlan Cleveland의 세계에서는 현실의 의사결정이 한 사람의 의지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중요해진다. 정부든 기업이든 복잡한 조직에서는 공식적인 결정권자와 실제로 영향을 행사하는 사람이 다를 수 있고, 하나의 결과가 여러 기관과 이해관계자의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다. 그러면 떡집에서 떡을 받지 못했을 때에도 눈앞의 사람만 바라볼 이유가 없어진다. 그 사람이 정말 결정권자인지, 아니면 자신보다 상위의 규칙을 따르고 있는 사람인지, 혹은 다른 사람의 이해관계 때문에 움직이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내가 협상해야 할 상대를 잘못 선택하는 순간 아무리 뛰어난 협상기술을 사용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Eugene E. Jennings의 리더십과 조직에 대한 관심을 더하면 공식적인 권한과 실제 영향력의 차이가 더욱 선명해진다. 조직에서는 직함을 가진 사람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는 사람은 다른 위치에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권력은 명함에 적혀 있는 직함만으로 측정할 수 없다. 누가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가, 누가 정보를 가지고 있는가, 누가 다른 사람의 판단에 영향을 주는가를 함께 봐야 한다. Cohen이 협상을 단순한 가격 흥정이 아니라 인간관계의 문제로 확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런 종류의 시선이 있었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층위에 Frank Sinatra가 들어온다. 처음 이 이름을 발견하면 웃음이 나온다. Bertrand Russell과 George Kennan 사이에 왜 갑자기 《My Way》의 Frank Sinatra가 등장하는가. 하지만 Sinatra라는 이름을 단순한 가수의 이름으로만 보면 오히려 놓치는 것이 있다. Sinatra는 자신의 이름과 이미지 자체를 거대한 사회적 자산으로 만든 인물이었다. 사람들은 그가 무엇을 말하기 전에 이미 “Frank Sinatra”라는 이름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그의 명성은 그가 어떤 장소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작동하는 하나의 협상 자원이 될 수 있었다. 물론 Cohen이 Sinatra에게서 구체적으로 어떤 협상기술을 배웠다고 단정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Cohen의 감사 목록에 Sinatra가 Russell, Frankl, Alinsky, Kennan 같은 인물들과 함께 있다는 사실은 적어도 Cohen이 인간의 영향력을 순수한 논리나 경제적 자원만으로 보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하게 만든다. 사람은 자신이 실제로 가진 것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는가를 통해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이제 처음의 떡으로 돌아오면, 떡 하나의 문제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단순히 떡을 더 얻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권력을 생각하면 누가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야 하고, 조직을 생각하면 나 혼자보다 더 큰 힘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하며, 심리를 생각하면 상대가 실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관계를 생각하면 우리가 어떤 상호작용 패턴 속에 있는지 알아야 하며, 전략을 생각하면 매번 상대를 설득하는 대신 상대의 선택환경 자체를 바꿀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정보와 시간을 생각하면 내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뿐 아니라 상대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 그리고 누가 더 급한지를 봐야 한다. 그러면 떡 하나는 더 이상 떡 하나가 아니다. 그것은 권력과 정보, 시간과 관계, 심리와 조직, 전략이 만나는 아주 작은 교차점이 된다.

여기서 Cohen의 Power, Time, Information이라는 세 단어가 다시 중요해진다. 협상에서 내가 가진 힘을 늘리는 방법은 반드시 더 강한 사람이 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가 가진 대안을 늘리고,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고, 상대에게만 있는 정보를 줄이고, 시간의 압박에서 벗어나고, 상대에게 내가 대체할 수 없는 존재라는 인식을 만들거나, 반대로 내가 상대에게 의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협상의 조건은 바뀔 수 있다. 다시 말해 협상력은 내 안에 고정되어 있는 능력이 아니라 관계와 환경을 통해 구성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처음의 질문은 점점 이상해진다. “떡 하나를 어떻게 더 받을까?”라는 질문은 너무 작아 보인다. 더 정확한 질문은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왜 지금의 조건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가?”가 된다. 떡을 가진 사람에게 부탁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과, 떡을 얻을 수 있는 대안을 만드는 것은 서로 다른 수준의 문제다. 한 번의 거래에서 이기는 것과 반복되는 거래에서 유리한 위치를 만드는 것도 다르다. 더 나아가 거래 자체가 필요하지 않도록 구조를 바꾸는 것과는 또 다르다.

그래서 이 이야기의 끝에서 떡공장이 등장한다.

처음부터 떡공장을 사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떡공장을 사는 것은 떡 하나를 먹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으로는 지나치게 크고 비싼 선택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비유에서 중요한 것은 실제로 공장을 사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단위를 바꾸는 사고다. 떡 하나를 더 얻기 위해 매번 사람을 설득하는 단계에서 시작해, 떡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선택지를 확보하는 단계로 올라가고, 더 나아가 떡이 생산되는 구조와 그 구조에서 내가 차지하는 위치를 바꾸는 단계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협상은 단순한 설득술을 넘어선다. 상대에게서 무엇인가를 빼앗아오는 기술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결과가 만들어지는 조건을 이해하고 그 조건을 바꾸는 능력이 된다. 때로는 더 좋은 말을 하는 것이 답일 수 있다. 때로는 더 많은 정보를 갖는 것이 답일 수 있다. 때로는 기다리는 것이 답일 수 있고, 때로는 떠날 수 있는 대안을 만드는 것이 답일 수 있다. 그리고 아주 먼 곳에서는 상대방에게 계속 무언가를 부탁하는 대신, 내가 그 무언가가 만들어지는 구조 안에서 다른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 답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떡공장을 인수하느냐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떡 하나를 더 먹고 싶다는 아주 작은 욕망을 얼마나 깊게 분석할 수 있느냐이다. 표면에서 멈추면 거래가 되고, 한 단계 더 들어가면 심리가 보이고, 다시 들어가면 관계가 보이며, 그 아래에서는 권력과 정보와 시간이 보이고, 더 깊이 들어가면 조직과 시장과 생산구조가 보인다. 그러면 처음에는 단순했던 욕망이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렌즈가 된다.

어쩌면 전략적 사고란 처음부터 거대한 것을 생각하는 능력이 아닐지도 모른다. 오히려 아주 작은 문제를 끝까지 진지하게 생각했을 때 그 문제 뒤에 숨어 있던 구조를 발견하는 능력에 가까울 수 있다. 월급을 조금 더 받고 싶은 마음에서 노동시장의 구조를 볼 수도 있고, 좋은 계약 하나를 얻고 싶은 마음에서 기업 간의 의존관계를 볼 수도 있으며, 누군가에게 한 번 더 기회를 받고 싶은 마음에서 관계와 권력의 구조를 볼 수도 있다. 그리고 떡 하나를 더 먹고 싶은 마음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처음에는 떡 하나였다. 그러나 그 떡 하나를 왜 내가 얻지 못하는지 이해하려고 질문을 하나씩 던지다 보면 결국 사람을 보게 되고, 사람을 보다가 관계를 보게 되고, 관계를 보다가 권력을 보게 되며, 권력을 보다가 정보와 시간을 보게 되고, 그것들을 따라가다 보면 조직과 시장과 생산의 구조까지 보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처음의 질문이 사라지고 새로운 질문이 남는다.

“왜 나는 떡 하나를 얻기 위해 계속 떡을 가진 사람에게 부탁해야 하는가?”

그 질문이 생기는 순간부터 게임은 달라진다.

떡 하나를 더 달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래 안에 있다. 떡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선택지를 만드는 사람은 거래의 조건을 바라본다. 그리고 떡이 만들어지는 구조까지 바라보는 사람은 자신이 어느 게임 안에서 떡을 얻으려고 애쓰고 있는지 묻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떡공장은 결론이 아니다. 떡공장은 질문이 충분히 커졌을 때 눈앞에 나타나는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다.

처음의 동기는 끝까지 작았다.

그저 떡 하나를 더 먹고 싶었다.

그런데 그 작은 욕망을 제대로 해결하려고 하다 보니, 떡 하나를 주고받는 사람들의 관계가 보였고, 그 관계를 움직이는 권력이 보였으며, 권력을 구성하는 정보와 시간이 보였고, 그 뒤에 있는 조직과 시장이 보였다.

그리고 마침내 알게 된다.

처음부터 떡공장을 원했던 것은 아니다.

그저 떡 하나를 더 먹고 싶었을 뿐이다.

다만 그 떡 하나를 얻는 방법을 끝까지 생각하다 보니, 어느 순간 떡 하나가 아니라 떡이 만들어지는 세계 전체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 글은 브런치 · 2026년 9월 4일에 처음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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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 Lee의 청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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