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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권력은 어떻게 스스로의 정당성을 잃는가

네이버 시대의 종말- 플랫폼 권력은 어떻게 스스로의 정당성을 잃는가한때 한국에서 인터넷을 연다는 것은 네이버를 여는 일이었다. 검색하고, 뉴스를 보고, 블로그를 읽고, 카페에 들어가고, 쇼핑하고, 지도를 보고, 사람과 기업을 찾고, 무엇인가를 구매하는 거의 모든 과정이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이루어졌다. 네이버는 단순한 웹사이트가 아니라 한국인의 정보생

네이버 시대의 종말

- 플랫폼 권력은 어떻게 스스로의 정당성을 잃는가

한때 한국에서 인터넷을 연다는 것은 네이버를 여는 일이었다. 검색하고, 뉴스를 보고, 블로그를 읽고, 카페에 들어가고, 쇼핑하고, 지도를 보고, 사람과 기업을 찾고, 무엇인가를 구매하는 거의 모든 과정이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이루어졌다. 네이버는 단순한 웹사이트가 아니라 한국인의 정보생활을 조직하는 인터페이스였고, 동시에 광고주와 판매자와 콘텐츠 생산자가 이용자에게 도달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경제적 관문이었다.

그 시대는 이미 끝나기 시작했다.

중요한 것은 네이버가 당장 망하느냐가 아니다. 네이버가 여전히 돈을 벌고 있고, 2026년 2분기에도 매출 3조3,888억원, 영업이익 5,203억원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2% 증가했다. 따라서 현재 네이버를 재무적으로 붕괴한 기업이라고 말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기업의 역사적 지위는 손익계산서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한국인은 아직 네이버를 반드시 필요로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점점 달라지고 있다.

2026년 7월에는 한국에서 Google 앱의 월간활성이용자(MAU)가 4,702만명으로 네이버의 4,685만명을 처음 넘어섰다. 물론 이 수치는 검색 점유율과 동일한 지표가 아니고 PC 웹 이용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네이버 검색이 1위에서 내려왔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한국인의 인터넷 접점이 더 이상 네이버 하나에 집중되지 않는다는 변화는 명확하게 보여준다.

더 중요한 변화는 Google과의 단순한 경쟁조차 아니다.

검색 자체가 AI에게 넘어가고 있다.

과거에는 사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고 결과를 읽으며 스스로 판단했다. 이제는 질문을 하고, 맥락을 설명하고, AI가 여러 정보를 종합하도록 만들 수 있다. 사용자가 원하는 것은 더 이상 “검색 결과”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 변화는 네이버에게 단순한 경쟁자 교체 이상의 위협이다.

Google이 네이버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검색이라는 인터페이스 자체가 AI 인터페이스로 대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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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네이버의 문제는 품질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용자가 어떤 서비스를 싫어하는 이유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단순히 제품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그 서비스를 사용하는 과정과 그 서비스가 만들어내는 결과 모두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에 대한 비판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후자를 봐야 한다.

네이버의 문제는 “검색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개인적인 취향에서 끝나지 않는다.

지난 수년간 네이버를 둘러싸고 실제로 확인된 사건들을 보면 최소한 네 개의 권력관계가 존재한다.

노동자에 대한 조직권력.

사업자와 경쟁사에 대한 플랫폼 권력.

소비자의 선택에 대한 정보권력.

검색·추천 알고리즘을 통한 인터페이스 권력.

그리고 이 네 가지는 서로 독립되어 있지 않다.

거대한 플랫폼은 기술을 통해 정보를 통제하고, 정보를 통해 이용자를 모으고, 이용자를 통해 사업자를 끌어들이며, 그 네트워크를 통해 다시 경제적·조직적 권력을 확대한다.

그러므로 네이버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좋은 회사인가 나쁜 회사인가”가 아니다.

그렇게 거대한 권력을 가진 기업이 그 권력을 어떻게 행사해왔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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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노동권: 2021년 특별근로감독은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가장 명확한 근거는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이다.

2021년 5월 네이버에서 한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사망한 사건 이후 고용노동부는 네이버를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했다.

감독 결과 노동부는 사망한 노동자가 직속 상사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모욕적 언행을 겪었고, 의사결정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됐으며, 과도한 업무 압박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네이버 경영진이 여러 직원으로부터 문제 제기를 전달받았음에도 사실관계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더 심각한 것은 신고 이후의 처리였다.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노동자를 보호하기는커녕, 회사가 피해 노동자를 기존 업무와 무관한 임시 부서로 배치하고 직무를 부여하지 않은 사례가 노동부 감독에서 확인됐다. 노동부는 이를 불리한 처우로 판단했다.

이것은 단순히 “상사가 나쁜 말을 했다”는 문제가 아니다.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보호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문제 발생 → 신고 → 조사 → 보호 → 시정

그런데 당시 네이버에서는 이 연결고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문제가 발생했고,

신고가 있었고,

그 사실을 회사가 인지했음에도,

적절한 조사와 보호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정부 조사에서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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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조직문화 문제도 개인 한 명의 사건으로 보기 어려웠다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 과정에서 조직문화 설문도 실시했다.

응답자 1,982명 가운데 52.7%가 최근 6개월 동안 한 차례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10.5%는 일주일에 한 차례 이상 반복적으로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더 충격적인 숫자가 있다.

괴롭힘을 경험한 사람 가운데 44.1%는 대부분 혼자 참는다고 답했고, 회사나 상사에게 호소한다는 응답은 6.9%에 그쳤다. “대응해도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아서”라는 이유가 가장 높았다.

물론 이 설문에서 52.7%가 모두 법적으로 인정된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라는 뜻은 아니다. 그것은 인식·경험에 대한 설문이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조직문화의 상태를 보여주는 자료다.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느끼고, 그중 상당수가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는 정상적인 보호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훼손되어 있었다는 강력한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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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노동법 위반은 별도의 문제였다

특별근로감독에서는 괴롭힘만 발견된 것이 아니었다.

고용노동부는 네이버가 최근 3년간 전·현직 직원들에게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적발했다. 당시 발표된 미지급 금액은 약 86억7천만원이었다. 임신 중인 노동자 12명에게 시간외근로를 시킨 사실도 확인됐다.

네이버의 이후 공시에는 특별근로감독 결과에 따라:

- 과태료 1,936만원 납부

- 추가 연장근로수당 등 85억1,600만원 지급

- 파견근로자 16명에 대한 직접고용 조치

가 기록돼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금액의 크기만이 아니다.

한 번의 특별근로감독에서 직장 내 괴롭힘, 신고·보호 시스템, 임금·근로시간, 임산부 보호, 파견근로라는 서로 다른 노동 문제가 동시에 드러났다.

따라서 2021년 사건을 단순히 “불행한 개인 사건”으로 축소하기는 어렵다.

조직 운영과 노동관리 시스템 자체가 문제였다는 판단이 가능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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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런데 네이버는 개선하지 않았느냐?

했다.

이 점도 반드시 인정해야 한다.

사건 이후 네이버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구제 절차를 전면 개편하고, 노사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조사·심의 구조 등을 마련하는 개선책을 추진했다.

네이버 역시 당시 특별근로감독 결과에 대해 “큰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고, 총체적인 변화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다만 일부 조사 내용에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소명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냈다.

따라서 2026년의 네이버를 2021년과 완전히 동일한 조직이라고 말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2025년에 다시 신뢰 문제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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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025년 최인혁 복귀 사건은 “조직의 기억”을 보여줬다

2025년 네이버는 최인혁 전 COO를 테크비즈니스 부문 대표로 복귀시켰다.

최 전 COO는 2021년 네이버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직원이 사망한 사건 당시 COO였고, 이후 경영진의 일원으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인물이다.

그러자 네이버 노조가 강하게 반발했다.

2025년 5월 노조 총투표에는 5,701명의 조합원이 대상이었고 4,507명이 참여했다.

그중 4,454명, 98.82%가 최 전 COO의 복귀에 반대했다.

투표율은 79.06%였다.

이 숫자를 법적 판단처럼 사용해서는 안 된다.

98.82%가 “네이버가 현재 노동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판단했다는 뜻도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보여주는 것은 분명하다.

2021년의 사건과 책임 문제가 조직 내부에서 아직 신뢰의 문제로 남아 있었다는 것이다.

조직문화는 규정집만으로 바뀌지 않는다.

조직 구성원이 경영진의 행동을 믿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2025년의 98.82%는 네이버의 법적 책임을 증명하는 숫자가 아니라 조직적 신뢰가 얼마나 훼손됐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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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노동 문제를 넘어가면 네이버의 두 번째 권력이 등장한다

시장 권력이다.

네이버는 단순한 콘텐츠 회사가 아니다.

판매자를 모으고,

검색을 제공하고,

상품을 노출하고,

광고를 판매하고,

거래를 연결한다.

이 구조에서는 플랫폼이 단순한 중개자가 아니다.

시장에 들어가는 입구를 통제하는 게이트키퍼가 된다.

그리고 실제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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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네이버 부동산 사건: 정보의 이동을 통제한 플랫폼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가 부동산 정보업체들과 계약하면서 경쟁 플랫폼인 카카오에 매물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한 행위를 문제 삼았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시정명령과 10억3,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 사건의 본질은 단순한 계약 조건이 아니다.

정보가 어디로 흐를 수 있는가를 플랫폼이 결정했다는 것이다.

정보를 가진 사업자와 정보를 원하는 소비자 사이에 플랫폼이 존재할 때, 플랫폼은 정보의 흐름을 통제할 수 있다.

그리고 경쟁 플랫폼에 정보가 가지 못하게 하면 경쟁자의 서비스 품질 자체를 떨어뜨릴 수 있다.

이것이 플랫폼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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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쇼핑 알고리즘 사건은 훨씬 더 근본적이었다

네이버 쇼핑은 더 어려운 문제를 보여줬다.

네이버는 비교쇼핑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동시에 스마트스토어라는 오픈마켓도 운영한다.

즉 한 기업이 동시에:

검색·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이면서

그 플랫폼 안에서 경쟁하는 판매자들을 보유한 사업자

였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비교쇼핑 알고리즘을 여러 차례 조정해 자신의 스마트스토어 상품이 경쟁 오픈마켓 상품보다 상단에 노출되도록 했다고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약 26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서울고등법원도 공정위 처분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여기서는 2025년 대법원 판결을 반드시 함께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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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대법원은 네이버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2025년 10월 16일 대법원은 사건 2023두32709에서 서울고등법원 판결을 파기하고 환송했다.

대법원의 핵심은 플랫폼의 자사우대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이나 불공정행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경쟁제한 효과와 그 의도·목적 등에 대한 법적 요건을 공정위가 충실하게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현재 정확한 표현은:

“네이버의 알고리즘 조작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가 아니다.

정확한 표현은:

“공정위가 네이버의 알고리즘 자사우대를 인정해 제재했고, 서울고법도 이를 인정했지만, 대법원은 공정위의 법리와 입증이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이다.

이 차이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동시에 대법원 판결이 **“네이버의 알고리즘 변경이라는 사실 자체가 없었다”**고 한 것도 아니다.

대법원 판결문 자체가 네이버가 경쟁 오픈마켓 상품보다 자사 스마트스토어 상품을 상단에 노출하도록 검색 알고리즘을 수정·변경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문제는 그것이 경쟁법상 위법한 자사우대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과 입증이었다.

즉 이 사건은 네이버의 권력 문제를 없애기보다 오히려 더 중요한 질문을 남겼다.

«플랫폼이 심판이면서 동시에 선수일 때, 어디까지를 정상적인 알고리즘 최적화라고 보고 어디부터를 경쟁제한적 자사우대라고 볼 것인가?»

AI 시대에는 이 문제가 훨씬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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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소비자에게도 문제가 발생했다

2025년에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광고와 관련해서도 공정위가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멤버십 적립 혜택을 광고하면서 실제 제한 조건을 충분히 알리지 않아 소비자가 혜택을 실제보다 크게 인식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향후 유사한 부당광고를 하지 말라는 시정명령이 내려졌다.

이 사건 하나가 네이버의 전체적인 기업윤리를 규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앞의 사건들과 함께 보면 하나의 패턴이 나타난다.

노동자에게는 조직권력,

사업자에게는 플랫폼 권력,

경쟁사에게는 정보·노출 권력,

소비자에게는 정보비대칭 권력.

네이버는 서로 다른 관계에서 서로 다른 형태의 권력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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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그래서 “반인권적”이라는 말을 감정에서 구조로 바꿀 수 있다

“네이버는 반인권 기업이다.”

이 문장은 법률적 의미에서는 너무 넓다.

하지만 그것을 다음과 같이 바꾸면 강력한 명제가 된다.

«네이버는 거대한 플랫폼이 보유한 조직·시장·정보 권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노동권, 조직문화, 경쟁질서, 소비자 정보비대칭과 관련한 실제 문제와 제재를 반복적으로 경험해온 기업이다.»

이것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다.

노동 문제는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이라는 정부 조사로 확인됐다.

부동산 정보 배타 문제는 공정위 제재로 확인됐다.

쇼핑 알고리즘 문제는 공정위 제재 → 서울고법 인정 → 대법원 파기환송이라는 사법 절차를 거쳤다.

멤버십 광고 문제 역시 공정위 시정명령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조직 내부에서는 2025년 경영진 복귀를 놓고 98.82%의 노조 반대가 나타났다.

이것을 모두 “한두 명의 일탈”이라고 설명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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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네이버의 제품 경험이다

여기서 법과 규제를 떠나 사용자의 경험으로 돌아가자.

네이버가 과거 강했던 이유는 엄청나게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검색,

뉴스,

블로그,

카페,

쇼핑,

지도,

예약,

페이,

콘텐츠,

광고,

커뮤니티.

네이버는 인터넷의 여러 기능을 한곳에 묶었다.

이것은 인터넷 초창기에는 엄청난 장점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이 성숙하면 이 구조는 반대로 작동할 수 있다.

기능이 많다는 것이 반드시 좋은 UX는 아니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것이 단 하나라면,

수많은 서비스가 한 화면에 연결되어 있는 것은 편리함이 아니라 인지적 비용이 된다.

그리고 AI는 이 문제를 정반대 방식으로 해결한다.

사용자는 검색 결과를 하나하나 읽을 필요 없이 질문할 수 있다.

AI에게 맥락을 설명할 수 있다.

추가 질문을 할 수 있다.

여러 자료를 종합시킬 수 있다.

즉:

네이버식 인터페이스

«키워드 → 결과 목록 → 클릭 → 비교 → 판단»

에서

AI식 인터페이스

«문제 → 대화 → 종합 → 판단»

으로 이동한다.

이것은 단순한 UI 변화가 아니다.

인지 인터페이스의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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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Kahneman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습관의 이동이다

사람은 매번 플랫폼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가장 적은 노력으로 원하는 결과를 주는 경로를 반복해서 사용한다.

처음에는:

네이버를 쓰다가 AI도 써본다.

그 다음에는:

AI를 먼저 쓰고 네이버가 필요할 때만 쓴다.

마지막에는:

네이버를 떠올리지 않는다.

여기서 플랫폼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탈퇴가 아니다.

망각이다.

사용자가 네이버를 싫어해서 떠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무서운 것은 애초에 네이버를 선택지로 생각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 순간 네트워크 효과가 반대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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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Hermann Simon의 관점에서는 가격결정력이 문제다

검색엔진의 경제적 가치는 검색 횟수 자체에 있지 않다.

사용자의 의사결정 순간을 얼마나 많이 포획하고 그것을 경제적 가치로 전환할 수 있느냐에 있다.

검색:

→ 광고

→ 클릭

→ 거래

→ 구매.

이 연결이 강할수록 광고주에게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사용자가 중요한 의사결정을 AI에서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AI가 정보를 종합하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추천하면,

사용자는 네이버 검색광고를 반드시 거칠 필요가 없어진다.

그러면 네이버가 보유하던 검색 트래픽의 경제적 가치가 변화한다.

트래픽이 남아 있는 것과 가격결정력이 남아 있는 것은 다른 문제다.

AI 시대의 진짜 질문은:

«“사람들이 네이버를 몇 번 방문하는가?”»

가 아니라

«“중요한 경제적 의사결정 가운데 네이버가 얼마나 많은 가치를 포획하고 있는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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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Herb Cohen의 관점에서는 Power가 문제다

Cohen에게 권력은 단순히 직함이나 돈이 아니다.

상대방에게 선택지가 얼마나 있는가가 중요하다.

네이버가 강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판매자는 네이버에서 고객을 만나야 했다.

광고주는 네이버에서 노출을 확보해야 했다.

콘텐츠 생산자는 네이버에서 검색 유입을 얻어야 했다.

소비자는 네이버에서 정보를 찾았다.

이것이 반복되면서 의존성 → 협상력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사용자와 사업자에게 대체재가 많아지면 어떻게 되는가.

Google.

YouTube.

Instagram.

ChatGPT.

Gemini.

전문 서비스.

직접 검색.

각종 커머스 플랫폼.

멀티호밍이 쉬워질수록 네이버의 협상력은 떨어진다.

그래서 플랫폼의 진짜 위기는 이용자가 한꺼번에 사라지는 순간이 아니다.

“네이버가 아니어도 된다”는 생각이 경제주체 전체에 퍼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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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Don Norman의 관점에서는 더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네이버의 시대는 포털 인터페이스의 시대였다.

모든 것을 한곳에 모아놓고 사용자가 각각의 기능을 찾아 들어가게 했다.

그러나 AI의 시대는 다르다.

사용자는 서비스를 찾아다니는 대신 목적을 말한다.

검색한다.

비교한다.

요약한다.

분석한다.

계획한다.

실행한다.

이 모든 과정이 하나의 대화 인터페이스에서 연결된다.

이것이 바로 Norman의 관점에서 보면 기능의 증가가 아니라 행동 방식 자체의 변화다.

그리고 이 변화가 계속된다면 네이버의 문제는 “검색 품질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는가”가 아니다.

검색창이라는 인터페이스가 앞으로도 인간과 인터넷 사이의 가장 중요한 중간층으로 남을 수 있는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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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그래서 네이버의 진짜 경쟁자는 Google 하나가 아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결론이다.

네이버가 Google에게 검색점유율을 빼앗기는 것만 생각하면 문제를 너무 작게 보는 것이다.

실제로 2026년 Google 앱의 국내 MAU가 네이버를 넘어섰다는 변화가 나타났지만, 이것만으로 검색시장 전체의 역전을 의미한다고 볼 수는 없다.

더 큰 변화는 다음과 같다.

Portal

Search

AI

Agent

이동이다.

Google은 네이버의 경쟁자이면서 동시에 AI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

ChatGPT와 Gemini는 검색엔진의 경쟁자이면서 동시에 검색 자체를 우회하는 인터페이스가 될 수 있다.

그리고 Google Maps의 한국 진입 장벽도 약해졌다.

2026년 2월 한국 정부는 약 20년간 제한해온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 승인했다. Google은 보안시설 비공개, 국내 서버 처리 등 여러 조건을 준수해야 한다. 이 결정은 한국에서 Google Maps가 기존보다 훨씬 완전한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는 제도적 길을 열었다.

즉 네이버의 마지막 강력한 생활 접점 중 하나인 지도 역시 장기적으로 경쟁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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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그렇다면 “네이버가 망한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해야 하는가

네이버가 2030년에 반드시 파산하거나 상장폐지된다고 예측하는 것은 현재 자료로는 무리다.

2026년 현재 네이버는 여전히 강력한 현금창출력을 가진 대기업이고, 매출도 성장하고 있다. 2026년 2분기에도 매출은 16.2% 증가했다.

따라서

“네이버는 곧 망한다.”

는 분석이 아니다.

하지만

“네이버가 한국 인터넷의 기본 인터페이스라는 지위를 잃을 수 있다.”

는 분석은 충분히 현실적이다.

그리고 두 사건은 전혀 다르다.

Internet Explorer가 사라질 때 Microsoft가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BlackBerry가 몰락할 때 회사가 당장 사라진 것도 아니었다.

역사적으로 플랫폼의 죽음은 종종 기업의 죽음보다 먼저 발생한다.

사회적 기본값에서 내려오는 것.

그것이 플랫폼의 역사적 죽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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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네이버의 진짜 위험은 “사용자 이탈”보다 “필요성의 소멸”이다

네이버의 가장 강력한 방어선은 습관이었다.

“인터넷 = 네이버.”

그 다음 방어선은 생태계였다.

“검색도 네이버, 쇼핑도 네이버, 지도도 네이버, 콘텐츠도 네이버.”

그런데 AI와 전문 플랫폼이 이 기능들을 하나씩 분해하기 시작한다.

정보는 AI.

웹 원문은 Google.

영상은 YouTube.

쇼핑은 전문 커머스.

사람·기업 정보는 전문 intelligence 서비스.

지도는 Google Maps와 Naver Map의 경쟁.

결제는 별도의 금융 서비스.

콘텐츠는 각자의 플랫폼.

그러면 포털의 핵심 가치가 역전된다.

“한곳에 모든 것이 있다.”

에서

“각 목적에 가장 좋은 도구를 사용한다.”

로.

이때 네이버가 가지고 있는 복잡성은 자산이 아니라 비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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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네이버의 역설

네이버는 지금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실제로 회사는 2026년에도 광고와 커머스 등 핵심 사업에 AI를 통합하고 있으며, 2분기 매출 성장에도 AI 통합이 기여했다고 설명한다. 동시에 AI 인프라 투자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0.2% 감소했다.

이것은 네이버가 멍청하게 손 놓고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네이버는 문제를 알고 있고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한다는 보장은 없다.

왜냐하면 네이버가 AI를 도입하는 것과

사용자가 네이버를 AI의 기본 인터페이스로 선택하는 것

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플랫폼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기술 자체가 아니다.

사용자의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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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결국 네이버의 역사는 권력의 역사이기도 하다

네이버는 한국 인터넷을 엄청나게 편리하게 만들었다.

그 사실도 부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편리함이 커질수록 의존성도 커졌다.

의존성이 커질수록 플랫폼의 권력도 커졌다.

그리고 권력이 커지면 책임도 커져야 한다.

노동자에게는 보호할 책임이 있다.

사업자에게는 공정한 규칙을 적용할 책임이 있다.

경쟁자에게는 시장 접근을 부당하게 막지 않을 책임이 있다.

소비자에게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책임이 있다.

그리고 알고리즘을 통해 사람들의 선택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기업이라면 그 알고리즘 권력에 상응하는 투명성과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2021년 노동부 특별근로감독은 이 책임의 내부적 측면에서 네이버가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음을 보여줬다.

부동산 사건과 쇼핑 알고리즘 사건은 외부 시장에서 플랫폼이 가진 힘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줬다.

2025년 최인혁 복귀 논란과 노조의 98.82% 반대는 그 과거가 조직 내부에서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강한 신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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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그래서 문제는 네이버 하나가 아니다

네이버가 사라진다고 해서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Google이 모든 것을 장악하면 또 다른 권력이 생긴다.

AI 기업이 모든 정보의 관문이 되면 또 다른 권력이 생긴다.

플랫폼의 문제는 특정 기업의 국적이 아니다.

정보와 거래와 판단의 관문을 누가 독점하는가다.

그래서 우리가 원하는 미래는

Naver → Google

이라는 또 하나의 독점 교체가 아니다.

진짜 미래는:

Naver / Google / AI / 전문 플랫폼 / 직접 거래

가 서로 경쟁하고,

사용자가 자유롭게 이동하고,

정보의 출처가 투명하고,

사업자가 하나의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노동자가 조직권력에 의해 침묵하지 않으며,

알고리즘이 인간의 선택환경을 바꿀 때 그 영향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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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이것이 네이버 시대의 진짜 종말이다

네이버가 폐업할 필요는 없다.

상장폐지할 필요도 없다.

본사가 사라질 필요도 없다.

진짜 변화는 훨씬 단순하다.

어느 날 한국인이 무언가를 알고 싶을 때 더 이상 자동으로 네이버를 떠올리지 않는 것이다.

누군가 기업을 조사할 때 네이버가 아니라 AI에게 묻는다.

무언가를 비교할 때 네이버 검색결과가 아니라 AI의 분석을 본다.

원문을 확인할 때 Google을 연다.

영상을 볼 때 YouTube를 연다.

사람과 기업을 조사할 때 전문 intelligence 서비스를 사용한다.

길을 찾을 때 가장 좋은 지도를 선택한다.

그리고 아무도 이것을 특별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때 네이버의 역사적 지위는 끝난다.

기업이 죽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죽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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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최종 판단

2026년 9월 현재 네이버를 파산 직전 기업이라고 평가할 근거는 없다.

오히려 재무적으로는 강하다.

그러나 네이버의 정당성과 구조적 지위를 비판할 근거는 상당히 많다.

노동 측면에서는 2021년 정부 특별근로감독에서 직장 내 괴롭힘, 신고·보호 시스템의 문제, 노동관계법 위반이 확인됐다.

시장 측면에서는 부동산 정보의 배타적 취급으로 공정위 제재를 받았고, 쇼핑 알고리즘 자사우대 사건에서도 공정위와 법원의 장기간 심리가 이어졌다. 다만 쇼핑 사건은 2025년 대법원이 파기환송했으므로 네이버의 위법성이 최종 확정됐다고 표현해서는 안 된다.

소비자 측면에서도 2025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광고에 대해 공정위 시정명령이 내려졌다.

조직 신뢰 측면에서는 2025년 최인혁 전 COO 복귀에 대해 네이버 노조 투표 참가자의 98.82%가 반대했다.

그리고 사용자 행동 측면에서는 2026년 Google 앱의 국내 MAU가 처음으로 네이버를 넘어섰고, Google Maps의 한국 지도 데이터 접근 제한도 2026년 조건부 완화되면서 네이버의 기존 생활 플랫폼 지위가 장기적으로 경쟁에 노출되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그러므로 가장 정확한 결론은 이것이다.

«네이버의 문제는 단순히 검색 품질이 낮다는 것이 아니다.

네이버는 오랫동안 한국인의 정보와 거래와 선택을 연결하는 거대한 관문이었고, 그 과정에서 노동권·시장질서·정보비대칭과 관련한 실제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동시에 AI와 전문 플랫폼의 등장으로 그 거대한 관문의 필요성 자체가 약해지고 있다.

따라서 네이버의 가장 큰 위협은 Google이 아니다. 네이버 없이도 더 좋은 결정을 내리고, 더 좋은 서비스를 이용하고, 더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계의 등장이다.»

Kahneman의 관점에서 보면 사람의 판단 경로가 이동한다.

Simon의 관점에서 보면 그 판단에서 포획할 수 있는 경제적 가치가 이동한다.

Cohen의 관점에서 보면 플랫폼에 대한 의존성이 약해지고 협상력이 이동한다.

Norman의 관점에서 보면 검색창 중심의 인터페이스 자체가 대화형·에이전트형 인터페이스로 교체된다.

그리고 네이버의 역사적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이 네 가지의 교차점이다.

사람이 떠나고, 돈이 따라가고, 의존성이 사라지고, 인터페이스가 바뀌면 플랫폼의 시대가 끝난다.

네이버가 살아남을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네이버가 여전히 필요한가의 문제다.

그리고 2026년 현재,
처음으로 한국에서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꼭 그렇지는 않다”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 글은 브런치 · 2026년 9월 5일에 처음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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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 Lee의 청사진
Founder, MAEUM.io · 기술과 마음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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