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을 좋아해본 적도 있고,누군가가 나를 좋아했던 적도 있다.하지만 현대 사회는 말 그대로 진실된 사랑과 자그마한 인간성마저 사치재에 가깝게 보인다.결국 그런 사랑조차 매우 비싼 이상치가 되어버렸다.통계가 말해준다. 주변이 말해준다.그리고 20대 청년 중 하나인 나도.솔직하게는 누군가 적어도 한 사람만큼은내 능
사람을 좋아해본 적도 있고,
누군가가 나를 좋아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말 그대로 진실된 사랑과
자그마한 인간성마저 사치재에 가깝게 보인다.
결국 그런 사랑조차 매우 비싼 이상치가 되어버렸다.
통계가 말해준다. 주변이 말해준다.
그리고 20대 청년 중 하나인 나도.
솔직하게는 누군가 적어도 한 사람만큼은
내 능력을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얼마나 큰 일을 할 수 있는지,
얼마나 돈을 벌 수 있는지,
앞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그런 것들이 나를 사랑하는 이유는 아니었으면 한다.
물론 능력을 몰라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사실 알아도 상관없다.
다만 그것을 완전히 다 걷어내고도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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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20대에게 사랑은 비싼 사치재이다.
사람을 좋아한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취업을 해야 하고,
돈을 벌어야 하고,
살 곳을 구해야 하고,
커리어를 만들어야 한다.
결혼을 생각하기 시작하면
주거비와 소득,
직업과 부모,
앞으로 살아갈 지역까지
두 사람 사이로 들어온다.
어느 순간 사랑은
두 사람의 감정만으로 존재할 수 없게 된다.
좋아하면서 동시에 계산해야 한다.
이 사람과 미래를 만들 수 있을까.
지금 연애를 해도 될까.
결혼할 수 있을까.
돈은 충분할까.
몇 년 뒤에도 우리는 같은 곳에 있을까.
그래서 나는 청년 한사람 한사람에게
이 사람들에게 순수한 사랑이
그 자체로 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부분, 아니.
적어도 내가 본 다수는 순수하게 사람을 좋아한다.
다만 그 마음을
순수한 상태로 오래 유지할 여유가 대부분의 다수에게
"없다."
사랑 위에는 현실이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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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좋아하는 일 자체는 단순하다.
순간 순간 보고 싶고,
함께 밥을 먹고 싶고,
나란히 걷고 싶고,
별것 아닌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고 싶고,
하루가 끝난 무렵 그저 옆에 있었으면 한다.
사랑은 사실 원래 이런 것들의 합이 아닐까.
하지만 21세기 한국의 현대인은
이 단순한 것을 지키기 위해
매우 많은 자원들을 확보해야만 한다.
우선 상당한 돈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당연히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곳이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 아래에
희망찬 미래를 계획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랑은 만년 전, 천년 전, 그리고 백년 전이든
"같다."
그러나 그 사랑을 할 수 있는 조건은
대부분의 청년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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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성공하려고 할까.
돈을 원한다.
더 좋은 직업을 원하고,
더 높은 지위를 원하고,
더 큰 능력을 원한다.
그러나 그 소망을 끝까지 파고 내려가 보면
이런 장면이 나온다.
좋아하는 사람과 좋은 음식을 먹는 것.
가족이 아플 때
돈 때문에 망설이지 않아도 되는 것.
살고 싶은 곳에서 거주하는 것.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자유를 갖는 것.
사랑하는 사람과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
그리고 하루가 끝나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안전한 집으로 돌아가는 것.
거대한 욕망의 가장 아래에는
21세기 한국의 현실이라는 비싼 비용 시스템으로
철저하게 막아버린
"작은 삶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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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는 계속 능력을 증명해야만 한다.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얼마나 많은 가치를 만들 수 있는지.
세상은 사람을 기능으로 평가한다.
회사는 생산성을 보고,
시장은 가격을 매기고,
고객은 효용을 보고,
사회는 이력과 숫자를 본다.
물론 그것이 아직까지는
크게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회는 지금까지 상당 부분 그렇게 작동해왔다.
그리고 나는 그 시스템 자체를 설계중이다.
그래도 2026년의 레거시 시스템이라는 것이
그 세상이라는 것이 나에게
너는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레거시 시스템의 문법으로 답할 것이다.
그래도 한 사람 정도는
그런 문법을 비웃으며
그저 오늘 뭐 먹을까
물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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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랑은
서로를 가장 높게 평가하는 관계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평가 자체가 중요하지 않은 관계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내가 대단해서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나라서 좋아하는 것.
일이 잘되는 날에도,
형편없이 꼬이는 날에도,
아무것도 해내지 못한 날에도,
같은 사람으로 대해주는 것.
세상에서의 가치가 오르내려도
둘 사이의 가치까지 함께 오르내리지는 않는 것.
상대의 능력을 모르는 관계가 아니라,
능력을 사랑의 전제조건으로 삼지 않는 관계.
나는 그게 꽤 좋은 사랑이라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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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 나는
아주 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시간과 미래,
시스템과 세상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대화를 끝내자마자
다시 현실의 작업으로 돌아갔다.
노트북을 열고,
해야 할 일을 하고,
눈앞의 문제를 하나씩 처리했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결국
같이 밥을 먹고,
같이 집에 돌아오고,
보람찬 일상의 하루를 보내는 것.
그리고 누군가 앞에서만큼은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설명할 필요가 없는 것.
그리고 그걸 레거시 사회의 문법으로 표현한다면
"세계제패", "부의 축적", "시스템 설계"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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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끝에는
더 큰 성공만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충분히 멀리 간 뒤에야
더 이상 달리지 않아도 되는 장소를 갖기가 용이할것이다.
세상에서는 계속 증명하더라도,
집에 돌아온 순간만큼은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
돈도,
능력도,
지위도,
가능성도 잠시 내려놓고
그냥 한 사람으로 존재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옆에 누군가
좋아하는 사람이 바로 곁에 닿아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