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잘 쓰는 사람 특징: 기록에 미친 사람
왜 기록하는 사람이 AI 시대에 승리하는가. | 실제 나의 CLAUDE.md 중 일부내용이다. AI를 잘 쓰는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프롬프트를 기가 막히게 잘 쓰는 것도 아니다.새로운 AI 도구가 나올 때마다 가장 먼저 갈아타는 것도 아니다. 그들은 기록한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기록한다.일을 하며 내린 결정과 그 이유를 남긴다.AI가 엉뚱한 결과를 만들었을 때도 그냥
실제 나의 CLAUDE.md 중 일부내용이다.
프롬프트를 기가 막히게 잘 쓰는 것도 아니다.새로운 AI 도구가 나올 때마다 가장 먼저 갈아타는 것도 아니다.
그들은 기록한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기록한다.일을 하며 내린 결정과 그 이유를 남긴다.AI가 엉뚱한 결과를 만들었을 때도 그냥 다시 질문하고 넘어가지 않는다.
어디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왜 틀렸다고 느꼈는지,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적어둔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이렇다.
AI를 잘 쓰는 사람은 기록에 미친 사람이다.
얼마 전, 내가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CLAUDE.md
의 일부를 다시 읽어봤다.
그 안에는 거창한 프롬프트가 들어 있지 않았다.
한국어 웹 카피를 쓸 때는 번역체와 어색한 콩글리시를 피할 것.사업자를 대상으로 할 때는 ‘사장님’보다 ‘대표님’이라고 부를 것.가격을 표현할 때는 상황에 따라 ‘원가’보다 ‘정가’를 사용할 것.B2B 서비스에 어울리는 또렷하고 신뢰감 있는 문장을 쓸 것.
브랜드명이나 제품명처럼 유지해야 하는 외래어와, 우리말로 바꾸었을 때 더 자연스러운 표현도 구분해두었다.
이런 기록을 남기기 시작한 이유는 단순하다.
AI가 처음부터 내 취향을 알 리 없기 때문이다.
나는 번역체 문장을 싫어한다.
영어 문장을 한국어로 그대로 옮긴 듯한 표현, 실제로 아무도 사용하지 않을 것 같은 어색한 단어, 있어 보이기 위해 억지로 섞어놓은 영어 표현을 보면 불편함을 느낀다.
어느 날은 AI가 만든 카피를 보며 직접 이렇게 적었다.
“이런 문장을 보면 찢어버리고 싶다.”
표현은 과격하지만, 그만큼 분명한 취향이었다.
하지만 내가 말하지 않으면 AI는 알 수 없다.
AI는 내 표정을 보지 못한다.내가 문장을 읽다가 인상을 찌푸리는 것도 알 수 없다.내가 조용히 단어 하나를 지우고 다른 표현으로 바꾸는 이유도 모른다.
AI는 눈치로 나를 배우지 않는다.
기록을 통해 나를 배운다.
많은 사람이 AI를 잘 쓰기 위해 ‘완벽한 프롬프트’를 찾는다.
“이렇게 질문하면 좋은 답이 나온다.”“이 문장을 앞에 붙이면 전문가처럼 답한다.”“역할을 부여하고 단계별로 생각하게 해야 한다.”
물론 질문 방식은 중요하다.
그러나 AI와 실제 일을 오래 해보면, 한 번의 뛰어난 질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보인다.
바로 축적된 맥락이다.
처음에는 AI가 내가 싫어하는 문장을 쓴다.나는 고쳐달라고 말한다.
두 번째에도 비슷한 표현을 사용한다.나는 왜 마음에 들지 않는지 다시 설명한다.
세 번째에는 조금 나아진다.그때 나는 괜찮아진 이유를 이야기한다.
이 과정이 대화창 안에서만 끝나면 다음 작업에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난번에 왜 수정했는지, 어떤 표현을 선호하는지, 어떤 기준으로 문장을 판단하는지 다시 설명해야 한다.
기록하는 사람은 이 반복을 그대로 두지 않는다.
“이 내용은 다음에도 필요하겠다.”
그 순간, 대화 속 피드백을 문서로 옮긴다.
다음부터는 AI에게 매번 새롭게 나를 소개하지 않는다.
나와 일하는 방법을 적은 설명서를 건넨다.
AI 시대에는 많은 사람이 비슷한 도구를 사용한다.
같은 ChatGPT를 쓰고, 같은 Claude를 쓰고, 비슷한 기능을 사용한다.
누군가에게만 비밀스럽게 제공되는 특별한 AI가 있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비슷한 모델을 사용한다.
그런데 결과물에는 큰 차이가 난다.
왜 그럴까.
차이는 어떤 AI를 사용하는가보다, AI에게 어떤 맥락을 제공하는가에서 생기기 때문이다.
내가 선호하는 문장 구조.반드시 지키는 브랜드 원칙.고객을 바라보는 관점.제품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단어.과거에 내린 결정과 그 이유.실패했던 접근법.좋았던 결과물과 좋지 않았던 결과물.
이런 정보가 쌓일수록 AI는 일반적인 답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답을 만들기 시작한다.
결국 AI를 개인화한다는 것은 특별한 기능 하나를 켜는 일이 아니다.
나에 대해 충분히 기록하는 일이다.
기록이 없는 사람은 AI에게 매번 처음 만난 사람처럼 질문한다.
기록이 있는 사람은 오랫동안 함께 일한 동료에게 일을 맡기듯 요청한다.
같은 AI를 사용해도 결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기록이라고 하면 흔히 일기나 회의록을 떠올린다.
나중에 다시 읽기 위해 남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AI 시대의 기록은 조금 다르다.
읽기 위해서만 남기는 것이 아니다.
다음 작업에 다시 사용하기 위해 남긴다.
예를 들어 AI가 마음에 들지 않는 카피를 만들었다고 해보자.
대부분은 이렇게 말한다.
“좀 더 자연스럽게 써줘.”
당장은 결과가 나아질 수 있다.그러나 ‘자연스럽게’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남지 않는다.
기록하는 사람은 한 단계 더 들어간다.
어떤 부분이 부자연스러웠는가.왜 번역체처럼 느껴졌는가.어떤 단어로 바꾸었을 때 더 좋아졌는가.이 판단 기준을 다른 페이지에도 적용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것을 규칙으로 남긴다.
이렇게 남겨진 기록은 한 번의 수정으로 끝나지 않는다.
랜딩 페이지에도 쓰인다.가격 페이지에도 쓰인다.고객 안내 문구와 이메일에도 쓰인다.다른 AI 도구를 사용하게 되더라도 그대로 옮겨갈 수 있다.
기록은 한 번의 경험을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는 자산으로 바꾼다.
AI를 사용하다 보면 이상한 피로를 느낄 때가 있다.
“이거 전에 말했는데.”“왜 또 같은 표현을 쓰지?”“지난번에는 잘 알아들었잖아.”
하지만 AI의 입장에서는 당연할 수 있다.
우리가 머릿속에만 가지고 있는 기준은 전달된 적이 없다.
이전 대화에서 한 번 말했더라도 새로운 대화에서는 그 맥락이 충분히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언제나 AI의 기억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우리의 지식 관리 방식에 있다.
사람과 일할 때도 마찬가지다.
대표의 머릿속에만 있는 원칙.오래 일한 팀원만 아는 기준.말로는 설명되지 않았지만 모두가 눈치로 지키고 있는 취향.
조직이 작을 때는 이런 방식도 돌아간다.
그러나 사람이 늘어나고, 프로젝트가 많아지고, AI까지 함께 일하기 시작하면 문제가 생긴다.
누군가는 알고 있고 누군가는 모른다.같은 실수가 반복된다.매번 비슷한 설명을 다시 해야 한다.
AI는 이 문제를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
명시되지 않은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래서 AI를 제대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문서가 늘어난다.
프로젝트 설명서.브랜드 언어 가이드.업무 체크리스트.자주 발생하는 실수.좋은 결과물과 나쁜 결과물의 예시.중요하게 생각하는 판단 원칙.
이 문서들은 AI를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
AI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해진 원칙은 팀원에게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를 잘 쓰기 위해 시작한 기록이 조직의 일하는 방식까지 개선한다.
많은 사람에게는 취향이 있다.
이 문장은 좋다.이 디자인은 별로다.이 표현은 촌스럽다.이 결과물은 왠지 신뢰가 가지 않는다.
문제는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냥 느낌이 그래.”
이 상태에서는 취향이 개인의 감각에 머문다.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없고, AI에게도 학습시킬 수 없다.다음 작업에서 다시 사용할 수도 없다.
기록은 그 감각을 언어로 바꾸게 한다.
왜 좋은가.왜 싫은가.무엇이 다른가.어떤 조건에서 예외를 허용하는가.
이 과정을 거치면 막연한 취향이 판단 기준이 된다.
그리고 판단 기준이 쌓이면 하나의 시스템이 된다.
기록은 취향을 재현 가능한 실력으로 바꾼다.
이쯤 되면 기록을 시작하기 전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노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야 할 것 같고, 폴더 구조를 정리해야 할 것 같고, 완벽한 지식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 같다.
그럴 필요는 없다.
문서 하나면 충분하다.
파일 이름도 중요하지 않다.
CLAUDE.md
AI_WORKING_GUIDE.md
나와 일하는 법.md
AI에게 알려줄 것.md
무엇이든 괜찮다.
그 안에 이런 내용을 조금씩 적으면 된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정리할 필요도 없다.
AI와 일하다가 같은 말을 두 번째 설명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기록하면 된다.
그 문장이 새로운 규칙이 된다.
“이 표현은 사용하지 말 것.”“이 경우에는 이 단어를 우선할 것.”“고객에게는 이런 태도로 말할 것.”“이런 결과물이 나오면 먼저 이것을 확인할 것.”
하루에 한 줄만 추가해도 된다.
몇 달이 지나면 그 문서는 단순한 메모가 아니라, 나를 상당히 잘 이해하는 업무 설명서가 된다.
AI를 잘 쓰는 능력은 말을 잘 거는 능력만이 아니다.
자신의 경험을 구조화하는 능력이다.취향을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이다.판단 기준을 외부에 남기는 능력이다.한 번 배운 것을 다음 작업에 다시 사용하는 능력이다.
기록하는 사람은 일을 할수록 AI가 자신에게 맞춰진다.
오늘의 피드백이 내일의 기본값이 된다.오늘의 실수가 다음 프로젝트의 체크리스트가 된다.오늘의 결정이 앞으로의 판단 기준이 된다.
반대로 기록하지 않는 사람은 일을 시작할 때마다 다시 처음부터 설명한다.
같은 실수를 발견하고, 같은 피드백을 하고, 같은 문장을 다시 수정한다.
시간은 지나지만 시스템은 남지 않는다.
AI 시대에 중요한 것은 누가 더 좋은 답을 한 번 얻느냐가 아니다.
누가 자신의 경험과 판단을 계속 축적해 다음 답의 품질을 높이느냐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AI 시대에 가장 강력한 사람은 가장 많은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이 아니다.
프롬프트를 가장 화려하게 쓰는 사람도 아니다.
자신이 배운 것을 잃어버리지 않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대개,
기록에 미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