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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회장의 『호암자전』

대학 시절, 감명 깊게 읽었던 책 | 대학 시절, 감명 깊게 읽었던 책 중 하나가 이병철 회장의 『호암자전』이었다. 그중에서도 유독 오래 기억에 남은 대목이 하나 있다. “실업자가 십년 동안 … 낚시로 소일했다고 치자. 그 십 년이 허송세월인지 아닌지, 그것은 십 년 후에 그 사람이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나는 이 이야기를 정말 좋아했다. 얼마나 좋아했냐면, 대학 시절 같은 내용

대학 시절, 감명 깊게 읽었던 책 중 하나가

이병철 회장의 『호암자전』이었다.

그중에서도 유독 오래 기억에 남은 대목이 하나 있다.

“실업자가 십년 동안 … 낚시로 소일했다고 치자. 그 십 년이 허송세월인지 아닌지, 그것은 십 년 후에 그 사람이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나는 이 이야기를 정말 좋아했다.

얼마나 좋아했냐면,

대학 시절 같은 내용을 인스타그램에 세 번이나 올렸었다.

젊은 시절 한동안 별다른 성과 없이 시간을 보냈다고 해서

그 시간이 반드시 허비였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겉으로 보기에는 놀고 있었을 수도 있다.

방황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헤매고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시간에도 사람은 생각한다.

세상을 보고,

사람을 관찰하고,

책을 읽고,

실패하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끊임없이 탐구한다.

그리고 훗날 그 사람이 무언가를 이루어낸다면

과거의 그 시간은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그때는 시간을 허비한 것이 아니라,

아직 어디에 쓰일지 몰랐던 무언가를

골똘히 탐구하고 있었던 것일 수도 있다.

나는 대학생 때부터 이 생각을 참 좋아했다.

당장 눈앞에 성과가 없다고 해서

한 사람의 시간을 너무 빨리 평가하지 않는 것.

그리고 내 과거의 시간 역시

그 순간의 모습만으로 실패나 낭비라고 규정하지 않는 것.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예전에 읽었던 것, 고민했던 것, 실패했던 것,

전혀 관계없어 보이던 경험들이 하나씩 연결되기 시작한다.

그제야 알게 된다.

아, 그때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게 아니구나.

그 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드는 재료가 되고 있었구나.

대학 시절 같은 내용을

인스타그램에 세 번이나 올렸던 이유를,

시간이 꽤 지난 지금은

조금 더 잘 알 것 같다.

어떤 시간이 허송세월이었는지는

그 당시가 아니라,

어쩌면 그 이후의 삶이 결정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글은 브런치 · 2026년 8월 12일에 처음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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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 Lee의 청사진
Founder, MAEUM.io · 기술과 마음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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