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복은 너희가 하고, 나는 그 다음 세대를 만들겠다
세계정복은 너희가 하고, 나는 그 다음 세대를 만들겠다 요즘 AI를 쓰다 보면 묘한 감정이 든다. 잘한다. 정말 잘한다. 특히 개발을 시켜보면 이제는 단순히 코드를 몇 줄 만들어주는 수준이 아니다. 구조를 이해하고, 코드를 수정하고, 버그를 잡고, 긴 작업을 이어가고, 실제 제품을 만드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준다. 가끔은 사람 한 명과 같이 일하는 것보
세계정복은 너희가 하고, 나는 그 다음 세대를 만들겠다
요즘 AI를 쓰다 보면 묘한 감정이 든다.
잘한다.
정말 잘한다.
특히 개발을 시켜보면 이제는 단순히 코드를 몇 줄 만들어주는 수준이 아니다.
구조를 이해하고, 코드를 수정하고, 버그를 잡고, 긴 작업을 이어가고, 실제 제품을 만드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준다.
가끔은 사람 한 명과 같이 일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는 느낌까지 든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클로드에게 한국어 카피를 시키면 갑자기 혈압이 오른다.
개발은 그렇게 잘하던 녀석이 갑자기
“혁신적인 경험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만나보세요.”
같은 문장을 뱉는다.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든다.
‘아, 이 시키 또 시작했네.’
웃긴 건 버릴 수도 없다는 것이다.
일을 너무 잘한다.
개발하다 보면 감탄한다.
“와, 진짜 잘하네.”
그러다가 제품 문구 하나 만들어보라고 하면 다시 욕이 나온다.
“아니, 한국어를 왜 이렇게 써?”
다시 개발을 시킨다.
또 잘한다.
결국 관계가 이상해진다.
일은 정말 잘하는데 계속 욕먹는 핵심 직원 같다.
해고하고 싶은 순간은 많은데 절대 해고할 수는 없다.
그래서 결론도 단순하다.
개발은 시킨다.
카피 최종 승인권은 뺏는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카피는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
카피는 제품의 장식이 아니다.
인터페이스다.
사용자는 내부 코드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지 못한다.
사용자가 보는 것은 결국 몇 줄의 문장이다.
이 서비스가 무엇인지.
왜 써야 하는지.
지금 무엇을 눌러야 하는지.
돈을 내도 되는지.
기능이 아무리 좋아도 문장이 이상하면 제품 전체가 싸 보인다.
반대로 똑같은 기능도 정확한 한 문장이 붙으면 제품의 가치가 선명해진다.
그러니까 AI 개발 도구가 진짜 완성되려면 코딩만 잘해서는 부족하다.
실제 사람이 일하는 방식 전체를 잘 따라와야 한다.
그리고 요즘 내가 AI 회사들에게 바라는 것도 복잡하지 않다.
거창한 AGI 선언보다 먼저 이것부터 해줬으면 좋겠다.
클로드보다 실무 코딩을 잘하고,
Kimi보다 싸고,
한국어도 자연스럽고,
긴 작업에서도 맥락을 놓치지 않고,
디버깅할 때 헛소리를 덜 하는 모델.
그걸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사실 개발자 입장에서는 누가 세계 최고의 AI 회사인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누가 더 거대한 비전을 말하는지도 중요하지 않다.
결국 묻는 것은 몇 가지뿐이다.
내가 시킨 걸 제대로 하는가.
큰 코드베이스에서도 길을 잃지 않는가.
몇 시간 일을 맡겨도 맥락을 유지하는가.
오류가 났을 때 실제 원인을 찾아내는가.
그리고 얼마인가.
성능과 가격이 압도적이면 사람들은 철학 토론을 오래 하지 않는다.
그냥 결제한다.
그래서 OpenAI에도 하고 싶은 말은 단순하다.
알트먼이여, 각성하라.
클로드보다 개발 잘하고 Kimi보다 싼 걸 내놔라.
그게 되면?
세계정복?
응.
해.
마음대로 해.
나는 별 관심 없다.
대신 빨리 해줬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나는 그 다음 세대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AI 회사들이 더 좋은 모델을 만들고,
컴퓨팅 비용을 낮추고,
코딩 능력을 높이고,
더 긴 일을 맡을 수 있게 만들어주면,
나는 그것을 가져다가 다시 그 위에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면 된다.
도구가 한 세대 발전하면,
그 도구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의 수준도 한 세대 올라간다.
이게 이제는 추상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눈에 보인다.
손에 잡힌다.
오늘 모델이 조금 좋아지면 오늘 만들 수 있는 제품이 달라진다.
몇 달 전에는 며칠 걸리던 일이 몇 시간이 되고,
몇 년 전에는 사람 여러 명이 필요했던 일이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된다.
그래서 예전의 AI 이야기는 미래 예측에 가까웠다면,
지금의 AI는 생산수단에 가깝다.
“언젠가 이런 세상이 올 것이다.”
가 아니다.
“어?
이거 지금 되는데?”
에 가깝다.
아마 이 차이가 가장 크다.
미래가 멀리 있으면 기다릴 수 있다.
하지만 미래가 눈앞에 보이기 시작하면 기다리기가 어렵다.
조금만 더 좋아지면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가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꾸 모델 회사들을 재촉하게 된다.
빨리 만들어.
더 싸게 만들어.
더 잘 만들어.
쓸데없는 헛소리 줄여.
한국어도 제대로 해.
너희가 세계정복을 하든 말든 그건 알아서 하고.
나는 그 도구 받아서 그다음 것을 만들 테니까.
어쩌면 지금의 AI 경쟁에서 가장 재미있는 사람들은 모델을 만드는 사람들만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 모델을 받아서,
그 위에 무엇인가를 다시 만드는 사람들.
나는 그쪽이 훨씬 재미있다.
그러니까.
샘 알트먼.
세계정복은 당신이 하시고.
나는 그 다음 세대를 만들겠다.
대신 좀 빨리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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