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잘되기 시작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할 세 가지
사람이 아주 힘들 때만 조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나는 조금 잘되려고 하는 순간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이 풀리기 시작하고, 매출이 생기고, 이름이 조금씩 알려지고, 이전에는 없던 연락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사람의 판단도 함께 흔들리기 쉽다. 실패하고 있을 때는 모든 것을 경계하지만, 잘되기 시작하면 사람은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커
사람이 아주 힘들 때만 조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나는 조금 잘되려고 하는 순간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이 풀리기 시작하고, 매출이 생기고, 이름이 조금씩 알려지고, 이전에는 없던 연락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사람의 판단도 함께 흔들리기 쉽다.
실패하고 있을 때는 모든 것을 경계하지만, 잘되기 시작하면 사람은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커지고 경계심은 낮아진다. 바로 그때부터 조심해야 할 것들이 생긴다.
첫째, 스팸과 피싱 메일을 조심해야 한다. 아무도 나를 모를 때는 이상한 연락도 별로 오지 않는다. 그런데 사업을 시작하고, 회사 이름이 검색되고, 링크드인이나 홈페이지가 노출되고, 해외 서비스에 제품을 올리고, 조금씩 외부 활동이 늘어나면 갑자기 수많은 메일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투자 제안, 마케팅 제안, 인터뷰 요청, 파트너십, 해외 진출 지원, 수상 안내, 계정 인증, 결제 문제, 보안 경고처럼 얼핏 보면 진짜 기회처럼 보이는 것들도 많다.
문제는 사기 역시 성공하려는 사람의 심리를 정확히 노린다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기다리던 말을 보면 의심보다 기대를 먼저 한다. “투자하고 싶다”, “당신의 회사를 봤다”, “협업하고 싶다”는 말 한마디에 평소라면 누르지 않을 링크를 누르게 된다. 그래서 잘되기 시작할수록 오히려 링크 하나, 첨부파일 하나, 로그인 페이지 하나를 더 의심해야 한다. 회사가 커질수록 보안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된다.
둘째, 다가오는 사람을 분별해야 한다. 사람이 잘되지 않을 때는 관계가 비교적 단순하다. 내가 가진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상대방도 나에게 얻을 것이 많지 않다. 하지만 조금씩 성과가 생기기 시작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돈이 생기고, 고객이 생기고, 네트워크가 생기고, 사람들에게 소개될 위치가 생기면 이전에는 없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물론 그중에는 정말 좋은 사람도 있고, 진심으로 함께하고 싶은 사람도 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을 의심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그 사람이 나라는 사람을 보고 다가오는 것인지, 내가 가진 가능성이나 돈, 정보, 인맥, 직함을 보고 다가오는 것인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 특히 잘되기 시작할 때는 사람을 많이 만나는 능력보다 누구를 가까이 둘 것인지 판단하는 능력이 훨씬 중요해진다. 사업도 결국 사람 때문에 커지고, 사람 때문에 무너진다. 좋은 사람 한 명은 몇 년의 시간을 줄여주지만, 잘못 들인 사람 한 명은 몇 년 동안 쌓아온 것을 한 번에 무너뜨릴 수도 있다.
셋째, 당장을 보지 말고 10년 뒤를 봐야 한다. 조금 잘되기 시작하면 가장 강하게 찾아오는 유혹이 바로 조급함이다. 지금 매출이 조금 올랐으니 더 크게 확장하고 싶고, 사람이 관심을 가지니 더 크게 보여주고 싶고, 투자 이야기가 나오면 당장 회사를 키워야 할 것 같고, 주변에서 성공했다고 말하기 시작하면 그 기대를 계속 증명해야 할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바로 이 시점에서 잘못된 선택을 하면 오히려 성장이 독이 된다. 당장 돈이 되는 일을 모두 받다 보면 회사의 방향이 사라지고, 필요 이상으로 사람을 뽑으면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원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하고, 겉으로 커 보이기 위해 비용을 늘리면 결국 숫자에 쫓기기 시작한다. 그래서 무엇을 선택할 때마다 지금 얼마나 벌 수 있는가보다 이 선택이 10년 뒤에도 남을 것인가를 봐야 한다. 기술이 남는가, 고객의 신뢰가 남는가, 브랜드가 남는가, 좋은 사람이 남는가, 반복 가능한 구조가 남는가를 봐야 한다. 결국 오래가는 사업은 순간적으로 가장 크게 벌었던 사업이 아니라 시간이 갈수록 자산이 쌓이는 사업이다.
나는 그래서 사람이 잘되기 전과 잘되기 시작한 뒤에 필요한 능력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잘되기 전에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는 힘이 중요하다. 거절당하고 실패해도 다시 움직이는 힘이 필요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일이 풀리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거절할 것인지 결정하는 힘이 더 중요해진다. 기회라고 해서 모두 잡지 않고, 사람이 다가온다고 해서 모두 가까이 두지 않고, 돈이 된다고 해서 모든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잘되기 전에는 버티는 능력이 사람을 살린다. 하지만 조금 잘되기 시작한 뒤에는 지키는 능력이 사람을 살린다.
결국 성장이라는 것은 더 많은 것을 얻는 과정만이 아니다. 무엇을 의심해야 하는지,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를 배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조금 잘되려고 하는 순간일수록 흥분하기보다 더 냉정해야 한다. 오늘 들어오는 기회 하나보다 10년 뒤 내가 어디에 서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리하면, 조금 잘되려고 하는 순간에는 세 가지만큼은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1. 스팸·피싱 메일을 조심하라.
좋은 말로 포장된 연락일수록 먼저 확인하고, 링크·첨부파일·계정 로그인·송금 요청은 한 번 더 검증하라.
2. 다가오는 사람을 분별하라.
모든 사람을 의심할 필요는 없지만, 나를 보는 사람인지 내가 가진 것을 보는 사람인지는 시간을 두고 판단하라.
3. 당장을 보지 말고 10년 뒤를 봐라.
지금의 매출, 관심, 확장보다 앞으로 남을 기술·신뢰·브랜드·사람·구조를 선택하라.
잘되기 전에는 버티는 힘이 필요하고,
잘되기 시작한 뒤에는 추진력을 보존하는 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