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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의 휴대전화가 하늘과 연결되게 하는 것

북한 주민의 휴대전화가 하늘과 연결되게 하자 나는 북한의 정보개방 문제를 생각하다가 아주 단순한 질문을 했다. 그냥 위성으로 쏘면 안 되나? 처음에는 농담에 가까웠다. 그런데 지금의 기술을 확인해보니 더 이상 농담만은 아니었다. 2026년 현재 미국에서는 평범한 스마트폰이 별도의 위성전화나 접시 안테나 없이 저궤도 위성과 직접 통신하고 있다. T-Mo

북한 주민의 휴대전화가 하늘과 연결되게 하자

나는 북한의 정보개방 문제를 생각하다가 아주 단순한 질문을 했다.

그냥 위성으로 쏘면 안 되나?

처음에는 농담에 가까웠다. 그런데 지금의 기술을 확인해보니 더 이상 농담만은 아니었다. 2026년 현재 미국에서는 평범한 스마트폰이 별도의 위성전화나 접시 안테나 없이 저궤도 위성과 직접 통신하고 있다. T-Mobile의 T-Satellite는 Starlink의 Direct to Cell 위성을 이용해 문자뿐 아니라 WhatsApp 같은 애플리케이션의 데이터 통신까지 제공하고 있고, 2026년 1월 기준 하루 15만 명 이상이 실제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회사가 밝혔다.

T-Mobile +1

AST SpaceMobile도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회사는 평범한 스마트폰에 직접 4G·5G 광대역을 제공한다는 목표로 위성망을 구축하고 있고, 2026년 6월과 8월에도 차세대 BlueBird 위성을 잇달아 발사했다. 이미 궤도상 위성을 이용해 98.9Mbps의 최고 데이터 속도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AST SpaceMobile +1

이것은 어느 기업 하나의 특이한 기술이 아니다. 국제 이동통신 표준을 만드는 3GPP는 Release 17부터 NTN, 즉 비지상망을 5G 시스템에 포함시켰고 Release 18에서는 위성 접속을 더 깊게 통합했다. 쉽게 말하면 이동통신 산업 자체가 “기지국은 땅에 있어야 한다”는 전제를 버리고 있는 중이다.

3GPP +1

한국도 이 흐름 밖에 있지 않다. 2026년 7월 서울에서는 Skylo가 일반 스마트폰을 이용해 위성과 직접 SOS 메시지를 주고받는 D2D 시연을 했다. 정식 국내 서비스는 아직 아니어서 임시 허가를 받아 진행된 실증이었다. 정부 역시 2030년경 6G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고, 2035년에는 독자적인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을 국가 미래기술 목표에 포함했다.

조선비즈 +2

그러면 질문을 바꿔야 한다.대한민국은 왜 북한 주민의 정보 접근을 위한 위성 직접통신 연구를 지금 시작하지 않는가?북한 주민에게 자유로운 인터넷은 사실상 제공되지 않는다. 북한 정부는 모든 언론을 강하게 통제하고 승인되지 않은 휴대전화·컴퓨터·TV·라디오 이용을 불법으로 취급한다. 외국 미디어 유통에는 극단적으로 무거운 처벌이 적용될 수 있고, 중국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국경 통신까지 교란하고 단속한다. Human Rights Watch는 2026년 보고서에서 북한의 정보 접근 제한과 감시가 여전히 극심하다고 평가했다.

Human Rights Watch +1

우리는 지금까지 북한으로 정보를 보내기 위해 국경을 이용했다. 라디오 전파를 보내고, USB를 넘기고, SD카드를 넣고, 중국 휴대전화를 이용했다. 북한 정권도 그것을 안다. 그래서 국경을 막고, 사람을 단속하고, 전파를 방해한다.그런데 국경 위에는 하늘이 있다.나는 대한민국 정부가 지금 ‘한반도 위성 정보접근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면 한다. 이름은 무엇이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목표다. 북한 체제를 공격하기 위한 비밀작전이 아니라, 한반도 주민 누구라도 지상의 통신망이 차단됐을 때 외부 정보와 통신에 접근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는 공개적인 민간·인도주의 프로젝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우주항공청은 기술과 주파수 문제를 검토하고, 통일부와 인권 전문가들은 북한 주민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검토하면 된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와 삼성전자 같은 기업은 일반 스마트폰의 NTN·D2D 호환성을 연구할 수 있다. Starlink, AST SpaceMobile, Skylo 같은 위성통신 사업자에게는 한반도에서 어떤 기술적 조건이 필요한지 공개적인 타당성 연구를 요청할 수 있다.

탈북민과 북한정보 전문가들은 실제 주민 입장에서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위험한지를 설계 단계에서 말해야 한다.

그리고 첫 목표부터 거창하게 잡을 필요도 없다.30일 안에 민관 공동 연구팀을 만들고, 90일 안에 기술·법률·주파수·인권 위험을 포함한 공개 타당성 보고서를 내고, 1년 안에 대한민국 영토에서 일반 스마트폰을 이용한 ‘한반도 정보접근 D2D’ 공개 실증을 하면 된다.

우리는 이미 서울에서 위성 D2D 실증을 했다. 정부도 AI 네트워크 얼라이언스를 만들었고 SKT·KT·LG유플러스·삼성전자 등 34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6G와 위성통신도 국가 전략에 들어가 있다. 새로운 조직을 처음부터 만들 기술적 생태계가 없는 것이 아니다. 이미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목표 하나를 추가하면 된다.

코리아닷케이알 +1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해야 한다.지금 당장 한국에서 버튼 하나를 눌러 북한 주민의 모든 휴대전화에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현재 상용화된 Direct to Cell은 일반적으로 이동통신사의 주파수와 네트워크 협력을 이용한다. 북한 단말의 주파수, SIM과 인증체계, 북한의 전파방해 가능성, 국제전기통신 규칙과 각종 법률 문제도 있다.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북한 주민의 안전이다.외부 정보를 받은 흔적 때문에 어떤 주민이 처벌받는 기술이라면 그것은 성공한 기술이라고 부를 수 없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단순히 “신호를 북한까지 보냈다”가 되어서는 안 된다. 주민이 위험해지지 않으면서 접근할 수 있는가까지가 기술의 일부여야 한다.

오히려 그래서 지금부터 연구해야 한다.기술이 완성된 다음 정치권에서 허둥지둥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만들어지는 지금부터 통신사와 위성기업, 표준 전문가, 북한 전문가, 인권 전문가가 같은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그리고 첫 서비스 역시 정치 선전일 필요가 없다.재난 정보가 될 수도 있고, 날씨가 될 수도 있고, 세계 뉴스가 될 수도 있고, 교육자료가 될 수도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가족 간 메시지가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정보를 강제로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선택지를 돌려주는 것이다.

보고 싶으면 볼 수 있고, 알고 싶으면 알 수 있고, 누군가에게 연락하고 싶으면 연락할 수 있는 것.인터넷이 우리에게 너무 당연해져서 잊고 있지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권력이다.

북한 정부는 오랫동안 정보의 입구를 통제함으로써 그 권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통신망의 구조 자체가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국경을 막으면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휴대전화가 머리 위를 지나가는 위성과 직접 이야기한다.

그 변화가 완성된 뒤에야 한반도에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해서는 늦다.

대한민국은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했던 나라이고, 지금 다시 6G와 저궤도 위성통신을 국가 전략으로 밀고 있다. 그렇다면 단순히 “더 빠른 통신”만 목표로 삼을 이유가 없다.

세계에서 가장 단절된 사람을 연결하는 것.

그것만큼 대한민국의 위성통신 기술을 증명할 강력한 프로젝트가 또 있을까.

나는 이 글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읽었으면 한다. 우주항공청이 읽었으면 한다. 통일부가 읽었으면 한다. SK텔레콤과 KT와 LG유플러스가 읽었으면 한다. 삼성전자의 통신 엔지니어가 읽었으면 한다.

Starlink와 AST SpaceMobile과 Skylo에서 일하는 누군가가 읽었으면 한다. 북한 인권단체와 통신 연구자와 국회의원도 읽었으면 한다.

그리고 누군가가 말했으면 한다.“한번 검토해봅시다.”거기서 시작하면 된다.

논문 하나가 나오고, 실증 하나가 시작되고, 기업 하나가 참여하고, 정부 부처 하나가 예산을 붙이면 상상은 프로젝트가 된다. 프로젝트가 표준이 되고 제품이 되면 어느 순간 우리가 지금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국경의 의미도 달라질 수 있다.

철조망을 당장 없앨 수는 없다.휴전선을 하루아침에 지울 수도 없다.하지만 하늘에는 철조망을 세울 수 없다.그리고 이미 휴대전화는 하늘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그러니 지금 준비하자.북한 주민의 휴대전화가 언젠가 하늘을 통해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아니,언젠가가 아니라.오늘부터.

이 글은 브런치 · 2026년 8월 23일에 처음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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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 Lee의 청사진
Founder, MAEUM.io · 기술과 마음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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