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큰 성공을 바라면 안 된다
AI로 큰 성공을 바라면 안 된다.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면 둘 중 하나다. OpenAI나 Anthropic 같은 AI 회사를 실제로 지배하거나, 아니면 AI는 그냥 갖고 놀거나. 여기서 ‘갖고 논다’는 말은 정말 그대로다. 새로운 모델이 나오면 써보고, 코드도 짜보고, 글도 써보고, 이상한 실험도 해보고, 밤새 이것저것 굴려보는 것. 좋다. 재미
AI로 큰 성공을 바라면 안 된다.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면 둘 중 하나다.
OpenAI나 Anthropic 같은 AI 회사를 실제로 지배하거나,
아니면 AI는 그냥 갖고 놀거나.
여기서 ‘갖고 논다’는 말은 정말 그대로다.
새로운 모델이 나오면 써보고,
코드도 짜보고,
글도 써보고,
이상한 실험도 해보고,
밤새 이것저것 굴려보는 것.
좋다.
재미있다.
나도 한다.
AI는 아마 인류가 만든 것 중 가장 재미있는 장난감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는 구분해야 한다.
AI를 잘 사용하는 것과 AI가 만들어내는 경제적 권력을 소유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AI가 똑똑하다고 그 지능이 내 것은 아니다
GPT가 아무리 똑똑해도 GPT는 내 것이 아니다.
Claude가 아무리 똑똑해도 Claude는 내 것이 아니다.
모델도 내 것이 아니고,
가중치도 내 것이 아니고,
컴퓨팅 인프라도 내 것이 아니다.
가격도 내가 결정하지 않는다.
어떤 모델을 언제 출시할지 내가 결정하지 않는다.
기존 모델을 언제 종료할지도 내가 결정하지 않는다.
나는 그저 일정한 비용을 내고
그 지능에 접속할 권리를 얻는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AI를 하루 종일 사용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능력이 내 능력처럼 느껴진다.
몇 시간이 걸리던 코드를 몇 분 만에 만들고,
며칠 걸리던 조사를 몇 시간 만에 끝내고,
혼자서 과거 여러 명이 하던 일을 처리한다.
실제로 생성형 AI가 특정 업무의 생산성을 높인다는 연구도 이미 여러 차례 나왔다.
고객지원 직원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AI 사용자의 시간당 문제 해결량이 평균 약 14% 증가했고, BCG 컨설턴트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AI가 잘하는 범위의 업무에서는 작업 속도와 결과물의 품질이 함께 개선됐다.
그러니까 AI의 생산성 효과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다른 데 있다.
그 생산성은 누구만의 것인가?
모두가 얻을 수 있는 생산성은 곧 기본값이 된다
내가 AI를 사용해서 일을 30% 빨리한다고 생각해보자.
좋다.
경쟁자는 AI를 못 쓴다.
그러면 30%는 경쟁력이다.
그런데 경쟁자도 같은 모델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고객도 사용한다.
신입사원도 사용한다.
심지어 제품 자체에 AI 기능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그러면 상황이 달라진다.
내 생산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나는 과거보다 빠르다.
하지만 상대적 우위가 사라진다.
자동차가 처음 등장했을 때 자동차를 가진 사람은 엄청나게 빨랐다.
모두가 자동차를 가지게 된 뒤에도 인간은 여전히 빨리 이동한다.
하지만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경쟁우위는 아니다.
AI도 마찬가지다.
AI가 강력해질수록 AI의 가치는 커질 수 있다.
동시에 AI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의 희소성은 떨어질 수 있다.
이 둘은 모순이 아니다.
비용이 내려가는 것도 같은 문제다
AI의 가격은 빠르게 내려가고 있다.
Stanford AI Index에 따르면 GPT-3.5 수준의 성능을 내는 모델의 추론비용은 2022년 말부터 2024년 말 사이 280배 이상 하락했다.
놀라운 발전이다.
하지만 사업가의 관점에서는 여기서 한 번 더 생각해야 한다.
나만 280배 싸게 사용하는가?
아니다.
경쟁자도 싸게 쓴다.
새로운 창업자도 싸게 쓴다.
대기업도 싸게 쓴다.
내 고객도 싸게 쓴다.
그러면 AI의 가격 하락은 내 원가를 낮추는 동시에
내가 판매하던 평범한 지적 노동의 가격까지 낮출 수 있다.
평범한 글.
평범한 번역.
평범한 디자인.
평범한 코드.
평범한 시장조사.
누구나 비슷한 품질을 매우 낮은 가격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면 그 능력 자체에서는 초과이윤을 얻기 어려워진다.
생산성 향상과 경쟁우위는 같은 말이 아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소유권이다
AI 서비스를 사업에 깊게 붙일수록 이 문제는 더 중요해진다.
모델 가격은 플랫폼이 결정한다.
사용 가능한 모델도 플랫폼이 결정한다.
API 규격도 플랫폼이 결정한다.
모델의 종료 시점도 플랫폼이 결정한다.
실제로 OpenAI와 Anthropic 모두 기존 모델을 지속적으로 종료하고 새로운 모델로 교체한다.
이건 잘못된 일이 아니다.
플랫폼이라면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플랫폼은 결정하고 사용자는 적응한다.
내 회사의 핵심 기능이 특정 모델의 특성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면 모델 업데이트 하나가 제품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가격이 바뀌면 원가구조가 달라진다.
API가 바뀌면 시스템을 수정해야 한다.
플랫폼이 내가 제공하던 기능을 기본 기능으로 만들어버리면 제품의 차별성이 사라질 수도 있다.
그래서 플랫폼 위에서 사업한다는 것과 플랫폼을 소유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골드러시와 비슷하다
골드러시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금을 캐서 엄청난 부자가 된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이 금을 찾아 몰려들수록 더 안정적인 위치를 차지한 것은 땅, 철도, 금융, 장비, 유통 같은 병목을 장악한 사람들이었다.
AI도 비슷한 구조를 가진다.
사용자는 토큰을 소비한다.
플랫폼은 토큰을 판매한다.
사용자는 새로운 모델에 적응한다.
플랫폼은 새로운 모델을 출시한다.
사용자는 모델에 맞춰 자신의 업무를 재설계한다.
플랫폼은 수많은 사용자의 업무가 올라가는 기반을 소유한다.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경쟁은 치열해질 수 있지만
플랫폼 입장에서는 시장 자체가 커진다.
누가 구조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지는 명확하다.
그렇다면 AI 스타트업은 전부 의미가 없는가?
아니다.
여기서 극단적으로 가면 오히려 논리가 틀어진다.
AI를 이용해서 거대한 회사를 만드는 것은 가능하다.
이미 Cursor나 Harvey 같은 회사들이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들을 자세히 보면 재미있는 점이 있다.
그들의 가치가 단순히
‘AI를 남들보다 잘 사용한다’
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객이 있다.
브랜드가 있다.
사용자의 워크플로 안에 깊게 들어가 있다.
유통이 있다.
데이터가 있다.
제품 경험이 있다.
기업 계약이 있다.
그리고 성장할수록 자기 기술과 인프라를 더 많이 통제하려 한다.
결국 성공한 AI 회사조차 성장하면서
AI 사용능력을 소유 가능한 자산으로 변환한다.
이 차이가 중요하다.
AI를 사용해서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성공의 원인이 끝까지 ‘AI를 잘 쓴다’에 머무를 수는 없다.
그래서 중요한 질문은 하나다
AI를 빼면 무엇이 남는가?
고객이 남는가.
브랜드가 남는가.
유통망이 남는가.
데이터가 남는가.
계약이 남는가.
현금흐름이 남는가.
조직이 남는가.
기술이 남는가.
시장에 대한 이해가 남는가.
다른 모델로 하루 만에 갈아타도 사업이 계속 돌아가는가.
그렇다면 AI를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특정 AI가 사라지는 순간 회사의 경쟁력이 함께 사라진다면 그 회사가 AI를 이용하고 있는 것인지, AI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는 것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AI 시대의 핵심은 지능보다 소유다
나는 앞으로 지능 자체의 가격은 계속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더 좋은 모델이 나오고,
더 작은 모델이 강해지고,
오픈웨이트 모델이 발전하고,
추론비용이 내려가고,
수많은 제품에 AI가 기본으로 들어갈 것이다.
그러면 지능은 점점 풍부해진다.
경제학적으로 재미있는 것은 바로 그다음이다.
풍부해진 것보다 희소하게 남아 있는 것이 비싸진다.
고객.
신뢰.
유통.
자본.
독점적인 데이터.
브랜드.
현실의 인프라.
규제상의 지위.
의사결정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쉽게 복제할 수 없는 관계와 위치.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이것들이 자동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능이 싸질수록 이런 자산의 상대적 중요성이 커질 수도 있다.
그래서 AI로 큰 성공을 바라면 안 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AI로 큰 성공을 바라면 안 된다.
AI 자체의 사용능력으로 큰 성공을 바라면 안 된다는 뜻이다.
AI 산업 그 자체에서 압도적인 경제적 권력을 원한다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진다.
OpenAI나 Anthropic 같은 기반모델 회사를 지배하거나,
새로운 기반모델을 만들거나,
컴퓨팅을 장악하거나,
배포망을 장악하거나,
수많은 사람이 당신이 제공하는 지능을 사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 순간에는 위치가 뒤집힌다.
내가 토큰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내 토큰을 산다.
내가 플랫폼의 규칙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규칙을 정한다.
그 정도까지 갈 생각이라면 AI 자체로 큰 성공을 노려도 된다.
그게 아니라면?
그냥 가지고 놀아라.
새 모델 나오면 써보고,
코드도 짜보고,
글도 쓰고,
별 이상한 것도 만들어보고,
밤새 대화도 해보고,
일이 빨라지면 신나게 써먹어라.
AI는 정말 재미있는 장난감이다.
다만 장난감을 잘 가지고 논다는 것과
장난감 산업을 지배한다는 것을 혼동하지 말자.
AI 사용능력은 소유권이 아니다.
생산성은 경쟁우위가 아니다.
접근권은 지배력이 아니다.
그리고 결국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여전히 같다.
무엇을 사용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내가 소유하고 있는가.
AI로 큰 성공을 바라지 마라.
AI를 마음껏 가지고 놀아라.
그리고 정말 큰 성공을 원한다면,
AI 밖에서 당신의 것을 소유하라.